[2016 전국보조기기수기공모전]새로운 도전으로 새로운 꿈을 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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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임(제주특별자치도 보조기기센터)
이글은 제주특별자치도 보조기기센터에서 구매전체험 및 레저 서비스 등 지원을 했던 현영준(53세, 남, 뇌병변장애 3급) 님의 사례입니다.
무더운 8월 어느 날 사무실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TV에서 장애인이 사이클 타는 모습을 보다가 본인도 다치기 전에 MTB 자전거를 타고 산과 계곡 여기저기 다녔던 생각에 수소문하여 제주특별자치도 보조기기센터에 핸드사이클 선수가 근무하고 있는 것을 알고 전화를 했다고 한다.
5년 전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지금은 좌측편마비 상태로 왼쪽 팔도 불편한데 사이클을 탈 수 있는지를 묻는 전화였다. 가능하다고 답변을 했고 언제든지 편한 시간에 오시면 사이클을 타 볼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제 연락처를 알려드렸다.
그리고 외근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금 복지관에 도착했는데 만날 수 있는지 물어보셨다. 서귀포시에 사시는 분이었기에 며칠 있다가 오려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화를 끊고 바로 오신 열정에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내가 예전에 장애인체육회에서 받았던 사이클이 있어서 시범적용을 해봤는데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너무 좋아하시는 모습에 나 또한 처음 핸드사이클 탔을 때 생각이 났다.
나 역시 핸드사이클을 타게 된 동기가 둘째 애를 낳고 몸이 아주 뚱뚱하고 항상 피곤하고 잠을 자도 피로가 잘 풀리지 않는 상태였는데, 친구의 권유로 핸드사이클을 처음 탔을 때의 그 느낌은 뭐라 말할 수 없이 가슴이 펑 뚫리고 내 힘으로, 내두팔로 움직여야만 가는 핸드사이클 매력에 금방 빠졌다.
처음에는 남자 선배들을 죽을힘을 다해 쫓아다니느라고 힘들었는데 어느 시점에서부터는 남자 선배들보다 조금 더 잘 타게 되면서 국가대표라는 명예도 얻고 세계대회에 나가서 메달도 따게 되었다.
2012 런던 장애인올림픽에 나갈 기회도 얻게되서 더 재미있게 더 열심히 핸드사이클을 탔던 것 같다. 핸드사이클을 타면서 살도 많이 빠지고 몸이 가벼워지니깐 생활 속에서도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무엇보다도 애들하고 같이 사이클을 탈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덴마크 세계대회에 갔을 때 느낀 점은 그 나라는 애들은 물론 어른들도 자전거를 프로처럼 잘 탄다는 사실이다. 대부분 사람이 캐나다보다 뚱뚱한 사람이 별로 없고 의료비도 다른 나라에 비해 전혀 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 나라를 보면서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도 더 운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약은 먹을수록 더 많은 약을 먹어야 한다. 나 역시 고혈압도 조금 있지만, 운동을 하면서 지금까지는 고혈압약을 먹지 않고 생활하고 있다.
보조기기센터에서도 장애인의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는 레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도 장애인 더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서 비장애인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길 바란다.
현영준씨 역시 30년 넘게 군대에서 일하시다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고, 2년 전 아내도 하늘나라에 가서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했는데 2016년 리우 장애인올림픽 광고에 핸드사이클 타는 모습을 보고 다치지 전에 MTB 자전거를 탔던 생각이 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했는데 다시 사이클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고 좋아하셨다.
그다음 날부터 매일 복지관에 오셔서 사이클을 탔는데, 왼쪽 손 부분이 아직도 완벽하게 고정이 안 됐지만, 본인 의지가 너무 강하고 서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군인정신이 남아서인지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두 달 넘게 핸드사이클을 타면서 저의 경험담 전달을 통해 이제는 국가대표의 꿈을 꾸고, 왼쪽 팔도 재활이 아주 조금씩 되는 것 같다고 새로운 꿈이 생겼다고 이야기하셨다.
핸드사이클을 접하기 전에는 항상 우울했고 집에서 TV와 친구가 되어서 모든 것이 귀찮고 의기소침하고, 삶에 낙이 없었는데, 핸드사이클을 타면서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고 꿈이 생겨서인지 지금은 너무도 행복해하신다.
오늘도 열심히 핸드사이클을 타면서 국가대표의 꿈을 꾸고 있다고 한다. 나로 인해 한사람이 삶이 조금은 변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내 인생이 헛된 삶이 아니라 많은 장애인에게 작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할수 있음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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